사회경제

메달 걸면 군대 면제, 그 마지막 5년? — 예체능 특례 축소와 ’30대 후반 입대’

병역 특례 이야기가 다시 나왔습니다.
계기는 10월 아이지·나고야 아시안게임이었습니다.
금메달을 딴 축구 대표팀 일부 선수가 전역 모자를 쓴 사진을 공개하면서 ‘군 문제를 가볍게 여긴다’는 비판이 커졌고, 논란은 제도 자체로 번졌습니다.
10월 27일 보도에 따르면 국방부는 예술·체육요원 선발 기준을 대폭 강화하는 대신, 특례를 못 받는 다수 예체능인이 활동 전성기를 보내고 30대 후반에 현역 복무할 수 있게 연기 폭을 넓히는 방안을 추진 중입니다.
지난 7일 국방장관은 이미 “병역 특례를 점진적으로 줄여 궁극적으로 폐지하는 것이 목표”라고 국회에서 밝혔습니다.
1973년 도입된 제도가 53년 만에 존폐 갈림길에 선 셈입니다.

사진: 위키미디어 커먼즈 2014.5.13 27사단 지상협동훈련 Republic of Korea Army 27th Division (CC BY-SA 2.0)

긍정 측면

  • 감축 방향의 근거는 병력입니다.
    출생아 감소로 현역 자원 자체가 급감하는 추세에서, 3주 훈련 후 34개월 종목 활동·544시간 봉사로 대체되는 보충역 규모를 방치하기 어려워졌다는 계산이 성립합니다.
    국방부가 보충역 감축을 국방개혁 기본계획에 담겠다고 한 건 원칙에 가까운 선택입니다.
  • 현행 특례의 공정성 논란은 이미 사회적으로 소멸 단계입니다.
    같은 대회 금메달이라도 종목에 따라 받고, 수십억 원대 수입과 맞바뀌는 면제가 ‘국위 선양’으로 정당화되던 시대가 지났다는 여론이 우세합니다.
    GDP 기준 세계 15위 나라에 ‘스포츠로 국익’ 논리는 구식이 됐다는 비판은 설득력이 있습니다.
  • 30대 후반 복무 연기는 ‘전면 폐지’보다 마찰이 적은 절충으로 설계됐습니다.
    선수 생명을 완전히 끊지 않으면서 형평성 시비의 핵심인 ‘ 면제’ 자체를 없애는 방향이어서, 제도 폐지론과 현장 보호 사이의 타협점으로 검토할 가치가 있습니다.

참고할 이력도 있습니다.
예술·체육요원은 3주 기초군사훈련 뒤 34개월간 종목 활동과 544시간 봉사를 하는 보충역인데, 병력이 남돌던 1973년에 만들어진 구조입니다.
상무 입대를 둘러싼 잡음으로 전 감독이 국감 증인석에 선 일까지, 이 제도의 형평성 시비는 새롭지 않습니다.

부정 측면

  • 30대 후반 입대는 본인이든 군이든 비용이 큽니다.
    이미 30대 중후반 장가 간 남자들을 사병으로 받는 조직은 전 세계에서 찾아보기 어렵고, 기혼 병사의 복무·보상·주거 규정을 새로 설계해야 합니다.
    취지는 절충인데 설계 부담은 폐지보다 클 수 있어요.
  • 제도 신뢰도 문제가 남습니다.
    20대 후반까지 연기가 가능한 극소수 특례가 지금도 예외적으로 존재하는데, ‘연기 확대’가 사실상 새 특혜로 굳어질 위험이 반복 사례를 통해 검증돼 왔습니다.
    상무 입대 같은 잡음이 다시 나올 수 있습니다.
  • 예체능계가 느끼는 박탈감도 과소평가하면 안 됩니다.
    국제대회 메달이 진로와 직결되는 종목 특성상, 기준 상향은 곧 대표팀 동기 부여 문제입니다.
    제도 취지가 ‘국위 선양’이었다면 그 동기를 꺼뜨리는 설계는 자기모순이 될 수 있어요.

종합 의견

병력 감소, 공정 여론, 현장 논리 세 축을 같은 테이블에 놓고 보면 방향은 하나입니다.
면제는 줄이고 활동 보장은 시간으로 푸는 쪽, 즉 국방부가 꺼낸 절충이 가장 현실적입니다.
다만 이 방안이 성공하려면 조건이 있습니다.
연기 기준을 특례처럼 예외 조항으로 두지 말고, 모든 예체능인에게 동일하게 열린 통로로 설계하는 거예요.
‘누구는 면제, 누구는 입대’가 아니라 ‘모두 입대하되, 활동 기간은 일괄 보장’이라는 한 문장으로 설명되지 않는다면 그건 특례의 개악으로 읽힐 가능성이 큽니다.
병무청은 별도 연구용역을 진행 중이고, 문체부 등 관계 부처와 협의해 이르면 내년 상반기까지 기준을 정리할 계획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병력 감소를 지금 속도로 감수하는 한 어느 정권이 와도 보충역 정리는 피할 수 없는 과제가 됩니다.
문장 하나로 설명되는 안이 나오는지 지켜볼 일입니다

출처: 조선일보(단독), 연합뉴스 병역특례 재점검, 경향신문, 경향(네이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