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 1일로 예정됐던 가상자산 과세가 다시 미뤄질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국회에서 소득세법이 개정되면서 시행일이 2027년 1월로 두 해 밀려 있었고, 이제 그 마지막 유예 기간의 절반이 남았는데 청와대가 추가 유예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보도가 25일 나왔습니다.
현실이 되면 2020년 제도 도입 이후 네 번째 연기입니다.
현행법대로면 가상자산 양도·대여로 번 돈에서 연간 250만 원을 뺀 금액에 지방세 포함 22% 세율이 붙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27일 의원총회에서 유예론에 무게를 싣되 당론은 확정하지 않았고, 28일 재정경제부와 당정협의를 열어 최종 방침을 조율합니다.

긍정 측면
- 세 번을 미룬 끝에 남은 문제는 결국 인프라였습니다.
해외 거래소 과세 근거법인 가상자산법이 아직 국회를 통과하지 못해 국내 과세자·거래소가 역외로 빠져나가는 구멍을 막을 도구가 없는 상태예요.
유예로 번 시간에 역외 거래소 등록, 트래블룰, 거래정보 자동수집 체계를 갖출 수 있다는 게 재계의 요구였습니다. - 청년 자산 형성 효과도 근거로 등장합니다.
여권 관계자의 ‘청년 자산 사다리’ 발언이 대표적이고, 20~30대 투자 비중이 높은 자산에 과세 부담이 먼저 오면 투자 위축과 역차별 논란이 커질 수 있다는 거죠.
시장이 준비될 때까지 기다려주는 것이 결과적으로 세원 확대에 유리하다는 계산도 깔려 있습니다. - 여야가 같은 방향을 향하고 있어 입법 불확실성이 빨리 정리될 수 있습니다.
민주당은 2029년 시행을 전제로 한 개정안을 발의했고 국민의힘도 유예에 찬성합니다.
정기국회 세법 심사 한 번으로 결론이 나는 구조예요.
부정 측면
- 네 번째 연기가 주는 신호는 무겁습니다.
법 시행일을 네 번 고친 나라는 세무 행정의 신뢰를 잃기 십상입니다.
시장은 정부가 언제든 법을 뒤집을 수 있다고 학습하고, 그때부터 세법 예고의 억제력은 사라집니다. - 코인 없는 사람과의 형평성 문제도 그대로 남습니다.
주식·예금·근로소득에는 이미 과세가 작동 중인데, 같은 투자 수익에 대해 “준비 안 됐다”로 5년째 미뤄지는 것을 납득하기 어렵다는 시선이 있습니다.
특히 유예를 요구하는 쪽에 큰 투자자가 몰려 있다는 인상도 부담입니다. - 세수 입장에서 내년 1월 유예는 곧 세수 공백입니다.
이미 세 번 연기되는 동안 과세 기반을 세울 예산과 조직이 뒷줄로 밀려 있었고, 유예가 한 번 더 반복되면 “이번엔 진짜”라는 말을 또 기다려야 한다는 냉소가 현실이 됩니다.
거래소 업계는 준비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과세 전산 시스템의 완성도는 외부에서 검증할 방법이 없습니다.
정부가 유예를 검토할 명분 중 하나가 바로 이 지점이었습니다.
정부의 공식 입장은 아직 한 칸 뒤에 있습니다.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22일 종합국감에서 “업계와 국회의 의견을 다 모아서 최대한 숙고한 후 판단하겠다”고 말했고, 사흘 뒤 청와대발 유예 검토 보도가 나왔습니다.
유예 법안들은 이미 국회에 발의된 상태라, 결정만 내려지면 처리는 빠릅니다.
종합 의견
방향 자체는 이상하지 않습니다.
과세 자체를 반대하는 소수는 몰라도, 여야 모두 원칙적으로는 세금은 붙여야 한다는 쪽에 서 있습니다.
논쟁은 언제부터인가에 집중돼 있어요.
다만 유예가 반복될 때마다 비용은 눈에 보이지 않게 커집니다.
국세청은 전담 조직을 꾸리지 못한 채로 제도 시행일을 네 번 고쳤고, 투자자들은 ‘이번에도 미뤄지겠지’라는 학습을 했습니다.
가장 깨끗한 수순은 이번 유예를 마지막으로는 못 박고, 가상자산법 통과와 역외 거래소 등록 의무 같은 조건에 기한을 거는 겁니다.
이번 주 월요일, 그러니까 28일 당정협의에서 날짜가 나오면 시장은 한숨 돌리겠지만, 조건 없는 재연기라면 이번엔 시장이 더 크게 실망할 수 있습니다.
‘코인과 주식, 어느 쪽에 먼저 세금을 매기느냐’의 소모전이 반복될 때마다 과세 원칙에 대한국민의 피로만 쌓여갑니다.
표 대결이 아니라 시스템의 문제라는 점만 잊지 않으면 답은 의외로 간단합니다